일본 대학원(6). 일본 대학원 장학금에 대하여

 유학을 가겠다고 결심을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돈"이다. 

 기본적으로 일본의 대학원은 한국처럼 학생 인건비 지급의 개념이 없다고 보면 된다. 교수에 따라서 조금 지급해 주는 경우도 있지만(특히 공대가 지급하는 곳이 많았다), TA/RA를 제외하면 대부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일본은 다른 나라에 비해 유학 비용이 저렴한 편이다. 생활비도 등록금도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만 학생으로서 수입이 없고, 아르바이트로 유학비용을 충당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으므로 우리는 장학금이 필요하다.

일본 유학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1) 국비유학생, 2) 사비유학생, 3) 사회인 유학생

 1) 국비유학생은 일본의 문부과학성(文部科学省)이 실시하는 시험과 면접을 통해 각 나라에서 학생을 뽑아 일본 유학비를 지원한다(MEXT라고 부름). 생활비는 물론이고 등록금과 왕복 항공비까지 지원해 주는 아주 좋은 장학금이다. 그렇지만 1년에 선발 인원이 한 자리 수로 제한되어 있어서 선정되기 쉽지 않다. 일본어 실력도 JLPT N1 정도로 아주 좋아야 한다. 선정만 된다면 원하는 학교를 골라갈 수 있을 정도이다.

 2) 대부분은 사비유학생이 될 것이다. 순수하게 자비로 유학비용을 부담하는 형태이다. 부모님께 유학 자금을 지원받거나, 본인이 저축한 돈으로 유학을 해야 하는데 부담이 크다. 합격을 하고 일본 도착 전에도 장학금에 일부 지원할 순 있지만 종류가 많지 않다. 입학 후에 지원할 수 있는 장학금은 많으므로 대부분 이쪽을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학부생과 석사과정생에게는 상대적으로 장학금의 기회가 적다 (석사과정의 경우 뽑는 인원은 비슷한데 박사과정생에 비해 지원자 수가 많아서 경쟁률이 높은 편). 박사과정생은 장학금액도 크고 비교적 기회가 많다. 단, 장학생 선정 과정에서 일본어로 면접을 보는 경우가 대다수이므로 일본어 실력은 필수다. 그래서 학부생이나 석사과정생은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경우가 많다.

3) 사회인 유학생은 대부분 일본인들이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파트타임으로 박사과정을 하는 것이다. 일본의 대기업 문화상 채용하고 직원을 키우기 위해서 사회인 박사과정을 지원해 준다. 학자금뿐만 아니라 필요한 제반 비용도 모두 해결해 주기에, 월급 받으면서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제도이다. 일부 한국 대기업도 특정 조건을 내걸고 조직에서 1~2명 뽑아서 해외 유학(박사과정만)을 보내주긴 하지만 바이오 분야에서 일본으로 가는 사람은 거의 본 적이 없다. 어차피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된 것이라면 나라도 미국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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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 유학생의 장학금 기회에 대하여 (박사 과정생 중심으로)

 모든 국가가 그렇듯, 일본도 상위권 학교부터 장학금을 우선 배정하려고 한다. 그래서 상위권 학교일수록 장학금 채용 기회도 많고 금액도 크다. 특히 공대생이라면 지원 가능한 장학금 종류가 더 많아진다.

*입학 전 장학금 신청
 사비 유학생은 입학이 결정되었다면 일본에 도착하기 전에 소수의 장학금에 지원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말 소수의 장학금이라서 손에 꼽을 정도이다. 주로 JST, JASSO 같은 정부출연기관에서 지급하는 장학금이 있으니 알아볼 수 있다. 박사의 경우 "학습격려 장학금" 형태로 JASSO로부터 제공하는 장학금(월 6만 엔 정도, 1년 지원)이 있으니 입학 등록하고 신청해 보자.

**입학 후 장학금 신청

 사비 유학생이 신청할 수 있는 장학금은 사학 재단 장학금 / 일본 정부 산하 기관 장학금(JST, JSPS 등) / 학교 장학금 형태가 있다. 80% 이상의 장학금은 학교를 통해서 신청해야 한다 (사학 재단 장학금이라도 학교를 통해서 추천받거나, 학과 사무실로 지원하라고 한다). 즉, 신청은 학교로 하고 필요 서류만 본인이 직접 재단에 보내는 형식이다.

1) 장학금 수는 사학 재단 장학금이 가장 많다. 그러나 각 재단마다 지원 조건(국적, 학교, 학과, 학년, 나이 등)이 있으므로 반드시 잘 알아봐야 한다. 채용 과정에서 면접은 필수다. 요즘은 한국이 선진국으로 분류되어서 한국인이 지원할 수 있는 장학금이 줄어든 모양이다. 금액도 천차만별이고 높은 금액일수록 경쟁률이 높다. 그리고 채용되면 기업 정기교류회 등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조건이 있기도 하다.
 사학 재단 장학금에 채용되기 위해서는 일본어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 기껏 좋은 연구계획서를 내봐야 일본어를 못하면 면접에서 바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2) JST, JSPS 등 일본 정부 산하 기관에서 실시하는 장학제도가 가장 안정적이고 좋다. 그리고 선정되면 본인의 커리어에 한 줄 적을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장학금이다. 특히 JSPS는 채용된다면 밖에서 "나 JSPS 장학생입니다"라고 자랑할 수 있을 정도이다 (대신 연구 실적이 필요한 등 채용이 까다롭다). JST 장학금은 일본 정부로부터 선정된 일부 대학교만 실시하고 학교에서 선정한다. JSPS는 기관에서 직접 채용하기 때문에 상관없다. 이 장학금들에 채용되기 위해서는 연구계획서와 이전의 연구 성과(논문 실적, 학회 발표 등)가 중요하다.
 1년에 한 번 채용하고 박사 학년 별로 뽑는 인원이 나누어져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채용되기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1~2학년 때 채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요즘은 일본이 AI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 AI 관련 전공생에게만 제공하는 장학금도 나왔다 (지원 금액도 높다). 

3) 학교 장학금도 2가지 형태로 나눠 볼 수 있다.
  3-1): 학교 자체적으로 제공 혹은 학교가 중계해서 추천하는 장학금 형태이다. 지원 과정이 비교적 간단하고, 적은 금액일지라도 많은 학생에게 장학금을 나눠주려고 한다. 학교 장학금은 석사과정생에게도 기회가 많이 있다.
  3-2) 학위 프로그램 자체에서 장학금을 제공하는 경우이다. 나는 기회가 있다면 이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일부 학교와 학과에 한정적이긴 하지만, 이공계 분야에는 몇몇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학위 프로그램들은 5년제 박사과정(한국으로 치면 석박통합과정)만 해야 한다. 석사는 지원이 불가하다. 프로그램마다 조건이 다르지만, 예를 들면, 학비 전액 면제/월 7만 엔 생활비 제공/전용 기숙사 제공/단기 해외 연수 지원 혜택이 있다. 내가 본 최고 지원 금액은 월 23만 엔을 제공하는 학위 프로그램도 있었다. 단, 이 프로그램들은 뽑는 인원이 적고, 졸업 조건이 다소 까다롭다. 그래도 학교 내에서만 경쟁하는 만큼 경쟁률이 그리 높지 않고, 합격만 한다면 입학하자마자 금전적 지원을 팍팍 받을 수 있으니 유학비 걱정은 없겠다. 내가 석사 학위만 없었더라면 이 과정을 선택했을 것 같다.

 4월 입학 후에 학교/정부장학금(JST, JSPS, JASSO, 각 대학 등) 또는 사학재단 장학금에 신청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장학금 신청 기간이 짧기 때문에 서류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입학하자마자 연구계획서나 교수 추천서를 준비하는 일은 쉽지 않으므로 4~5월까지 마감인 장학금은 준비가 어려울 수 있다. 장학금은 연구계획서와 교수 추천서가 필수다.

 대부분의 장학금은 1년 중 6~9월 사이에 지원할 수 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장학금 신청이 어렵다. 그리고 입학 해에 장학금을 신청하고, 운이 좋아서 바로 선정되었다고 하더라도 다음 학기(2학기) 또는 차년도부터 수령할 수 있으므로 최소 6~12개월 정도는 내 돈만 써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오늘은 일본 유학에 필요한 장학금에 대해서 설명해 보았다. 그리고 학비 면제에 관한 내용은 별도로 작성해보려 한다. 장학금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아래 메일로 연락 주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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