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바이오 대학원 유학을 위한 과정이 어떠한지, 무엇이 필요한지, 모든 것을 모르는 나는 너무나 막막했다. 무엇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이기에 편한 길을 찾으려고 구글에서 일본 유학원을 검색했다. 검색을 하면 수많은 유학원이 나오고 대부분은 홍보성 게시글이다. 후기엔 너무 좋은 말들만 적혀있어서 홍보성 게시글이 신뢰가지 않았다. 그리고 검색된 유학원은 대부분 일본 학부 입시이나 어학연수만 담당하고 있었다. 일본 대학원 입시 과정을 전문적으로 도와주고 경험이 있는 유학원이 필요했던 찰나 한 군데를 발견했다. 해당 유학원의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일본 대학원 유학을 전문으로 하고 경험이 많은 것 같았다. 그래서 바로 전화를 걸고 상담 예약을 잡았다.
상담 전에 미리 질문하고 싶은 것을 정리하고 서울까지 먼 길을 찾아갔다. 소규모였고 해당 유학원의 특징, 진행 절차, 성공 사례들을 자료와 함께 소개해주었다. (아래 작성한 내용 외 중요한 내용이 있으나 유학원이 특정될 수 있으므로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 전형적인 입시 준비는
① 학교/연구실/연구 주제 선정
② 입시 전형/과정/필요 서류 파악
③ CV/Cover letter 작성
④ 연구계획서 작성
⑤ 컨텍 메일 보내기
⑥ 입학 지원 서류(원서) 준비/제출
⑦ 영어 또는 일본어 자격시험 성적 (TOEFL, IELTS, JLPT 등)
⑧ 입학시험 또는 면접
정도로 나눌 수 있다.
※ 유학원에서 도움을 주는 범위는
① 위 모든 절차에 대한 상담과 구체적 정보 제공/지원 (수속과정, 학교선택, 교육과정, 관련비용, 현지생활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제공)
② 모든 서류 번역(일본어로), 에세이, 학업계획서 등 서류 샘플 제공 (과거 합격자들 것으로 예상)
③ 입시 관련하여 대학/교수 측과 일본어로 대리 연락, 입시 관련 업무대행
④ 서류 발송 안내
⑤ 비자 서류 점검 및 번역 업무
⑥ 기숙사 신청 업무
⑦ 출국 준비 안내
⑧ 신체검사 안내
⑨ 외국어시험점수 통보 요청
등이 있었다.
[일본 대학원 전문 유학원 활용이 꺼려지는 이유]
듣기만 했는데도 뭔가 준비할 것들이 많아서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최종적으로 일본 유학원 비용을 물어봤을 땐 생각보다 비쌌고(330만 원), 유학원 활용 의지가 한풀 꺾였다. 그렇지만, 직장인으로서 이 많은 것들을 제한된 시간 안에 나 혼자 가능할지 걱정이 되었기 때문에 거금을 지출해야 하나 고민이 크게 되었다.
유학원이 가성비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CV/Cover letter와 연구계획서를 준비하고 교수에게 컨택 메일을 보내는 것까지가 막막하고 중요한데, 컨택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받아준다는 보장이 없다.
10 곳에 보내면 1 곳만 성공할 수도 있고, 운이 좋으면 바로 성공할 수도 있다. 유학원은 10 곳 지원이든, 20 곳 지원이든 기본 비용으로 무제한 지원해주지 않는다.
기본 비용은 첫 컨택 기준이고, 그 이상 컨택을 원할 때마다 추가 비용이 있다. 추가 비용(1곳 당 50만 원)은 생각보다 컸다. 그래서 추가 지출이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방문했던 일본 대학원 전문 유학원에서 보여준 합격 사례들에서는 대부분 문과 분야나 예체능 분야의 합격자들이 많았다. 그분들의 전적 대학, 입학 대학원과 전공 등 여러 정보를 볼 수 있었는데, 바이오/제약과 관련된 사례는 드물었다. 물론 바이오는 미국으로 유학을 많이 가기 때문에 일본 유학 사례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이 유학원도 바이오 전공생의 성공 사례나 경험이 많지 않으니 전문적인 지원이 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일본 대학원 전문 유학원 활용이 끌리는 이유]
일본이라는 나라 특성상 영어가 쉽게 통하지 않는다. 물론 교수들은 고학력자들이니까 어느 정도 영어는 통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일본어로 작성해서 보내주는 것이 읽기 편하고, 한 번이라도 내 컨택 메일과 서류를 더 볼 가능성이 있다 (나도 빡빡하게 쓰인 영어를 보면 읽기 싫을 때가 있으니까). 나처럼 일본어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은 영어로만 작성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유학원의 도움을 받아 일본어 번역을 해서 보내주면 더 좋을 것이다.
시간과 수고를 아낄 수 있다.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은 돈을 써서라도 수고를 덜고 싶을 것이다. 지원자는 연구실 선택과 필요한 서류만 작성해서 건네주면 끝이다. 그러면 유학원에서 교정, 컨택 메일 작성 등 모든 과정을 알아서 진행해 준다.
일본 유학원 도움 없이 스스로 도전해 보자!
며칠을 고민하고 나서 나는 스스로 준비하여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다. 유학원은 포괄적인 범위에서 지원을 해줄 순 있지만, 내 전공(바이오)에 관한 지식이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내가 원하는 조건의 연구실을 찾아주고, Cover letter와 연구계획서를 검토해 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지인 박사님들에게 여쭈어 연구실과 연구 주제가 괜찮은 것 같은지? 내가 쓴 Cover letter와 연구계획서의 내용은 괜찮은지? 에 대한 검토를 받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 유학원에서 관련 전공자를 연결해 주어 지원받을 수 있다면 괜찮겠지만...)
준비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이런 것들을 전문적인 지식으로 제대로 서포트해 줄 수 없다면 내가 굳이 큰돈을 써야 할 이유를 모르겠더라.
(물론 자금이 충분하다면 당연히 유학원 활용이라는 편한 길을 택할 것이다 ㅋㅋㅋ. 이래서 돈이 없으면 서럽다 ㅠㅠ.)
그리고 영어로 소통해도 받아주는 교수님이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일본도 많은 외국인 유학생이 있고, 영어로 소통하는 연구실도 있겠지라는 긍정 회로를 돌린 것이지 ㅋㅋㅋ). 나 또한 석사 때 있던 연구실은 외국인의 비율이 절반이었고 모든 소통은 영어로 하는 개방적인 곳이었다. 어차피 유학원에서 대리로 해주어도 당분간 나의 일본어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고, 입학하더라도 일본어만 쓰는 연구실은 적응하기 힘들 것이다. 과대망상하자면, 교수 입장에서도 실망감 또는 배신감이 들 수도 있다.
스스로 해보기로 했으니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유학원 홈페이지, 구글링, 일본 대학원을 졸업한 지인 등으로부터 각종 정보와 궁금증을 해결했다. 이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일본 대학원과 관련된 일반적인 정보는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일본 바이오 대학원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는 찾기 힘들었다.
공통적인 부분은 일단 구제국대학들이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사립대보다는 국립대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었기에 나는 이곳들을 우선시하여 연구실을 찾아보아야겠다.
이제부터는 위에 기록된 입시 준비 목록을 하나씩 차근차근 해결해 보도록 하자. 그리고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질문을 던져 답을 얻도록 하자. 나에게 필요한 맞춤형 정보는 쉽게 구할 수 없고, 남이 해주는 정보 조사는 그 정확성과 신뢰성을 어차피 내가 검증해야 하기에 본인이 직접 정보 조사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다소 번거롭고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투자를 하는 만큼 내가 입시 성공할 확률도 높아지고 실패하더라도 후회가 없을 것이다.
다음 스토리는 대학/연구실/연구 주제 선택에 대한 과정을 기록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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