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유학(대학원)을 원한다. 특히 바이오/제약 분야가 오래되지 않았고 해당 분야 경제 규모가 크지도 않은 한국에서는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다수의 국가로 유학(대학원)을 간다. (대부분 학문이 그렇겠지만 ㅎㅎ)
바이오/제약 분야는 경험, 경력과 자금이 중요하다. 그래서 오랜 경험, 경력과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선진국(ex. 미국, 일본, 독일 등)이 항상 분야를 리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들은 기초 과학에도 많은 투자를 하여 우월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이중에서도 미국은 범접할 수 없는 규모와 자금을 가지고 국가 간 격차를 더 크게 벌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분야에서 미국 대학원은 최고의 선택이며, 유학(대학원)을 간다면 미국행을 누구나 추천할 것이다. 나 또한 잘 알고 있다. 미국으로 공부하러 가라는 말을 수 없이 들어왔다.
그렇지만, 개개인의 사정이 있고 생각이 있으니 모두가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도 많은 고민을 했고, 미국 대학원 준비를 하지 않고 일본행을 선택할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했다.
처음 나의 박사 진학 대학원 리스트에는 미국, 독일, 일본, 영국이 있었다. 미국을 제외하곤 모든 국가를 가봤으며 내 경험과 지인, 인터넷 정보를 활용하여 이번에도 내가 생각하는 박사 진학 대학원 장단점을 정리해보았다.
국가 | 장점 | 단점 |
미국 |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는 No.1 국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음. -졸업 후 강력한 커리어, 백그라운드를 가지게 되며 인맥과 취업 측면에서 매우 유리함. -펀딩 금액이 크고 우수하고 다양함. (다만 보장이 없고, 물가 고려하면 크지 않을 수 있음.) -탑 티어 대학과 연구기관이 많아서 선택권이 넓음. -영어권이라 언어 문제 없음. |
-인종 차별과 안전이 우려 됨. -고물가로 인해 주거 비용이 큰 부담. -한국 왕래가 쉽진 않음. -의료 비용이 부담 됨. (물론 학교에서 보험을 들어주겠지만) -자차가 없으면 매우 불편. -석사는 펀딩이 힘들고, 박사 과정은 비교적 수월. |
독일 | -안정적이며 최고 수준의 펀딩. -분야 탑 티어 대학과 연구기관이 많아서 선택권이 넓음. -유럽 곳곳으로 이동하기 쉬움. -안정된 치안. -비교적 물가가 쌈. -글로벌 제약회사 다수 존재. -한국에서도 학벌, 커리어를 크게 인정해줌. |
-독일어가 안되면 입학과 펀딩이 힘듦. (어려울 뿐 불가능하지 않음) -언어 장벽 높아서 불편함을 많이 겪을 듯. -한국 왕래가 쉽진 않음. -졸업 후 현지 취업은 쉽지 않음. |
일본 | -한국과 매우 가까움. -안정된 치안 -비교적 물가가 쌈. (도쿄 제외) -글로벌 제약회사 다수 존재하여 현지 취업도 노려볼 수 있음. -문화적, 사회적 이질성이 크지 않음. -유일한 아시아권 문화로 인종차별 크지 않음. -박사 코스웍 기간이 비교적 짧음. (3-5년 사이) -식문화가 나와 가장 잘 맞음. |
-100만원 이상 보장된 펀딩이 거의 없고, 안정적인지 모르겠음. (장학금 취득 못하면 사비 유학 해야함.) -도쿄대, 쿄토대를 제외하면 한국에서 학벌로는 큰 인정을 못 받는 추세. -일본어를 못하는 나는 기초부터 해야해서 불편함이 있을 듯. -아직도 보수적인 문화. -생활에 밀접한 교통비가 비쌈. |
영국 | -영어권이라 언어 문제 없음. -한국에서도 학벌, 커리어를 크게 인정해줌. (일부 탑 티어만) -글로벌 제약회사 다수 존재하여 현지 취업도 노려볼 수 있음. -의료 비용이 부담되거나 무료 의료 제도는 대기가 많음. |
-물가가 비쌈. -인종차별 심하고 현재는 외국인에게 개방적이지 않음. -치안이 걱정 됨. -한국 왕래가 쉽지 않음. -음식이 맛 없음. |
이처럼 많은 이유들이 있고, 호주에서 직장도 다니며 생활해본 나는 서구권 문화와는 잘 맞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궁핍할 확률이 높은 학생 신분으로는 특정 국가에선 더욱 힘들고 안 맞을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취업으로 간다면 서구권 문화에서 살 생각이 있다.)
또한, 나는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의료 제도를 중요하게 본다. 의료비가 비싸서 한국에 다녀오는 사람을 많이 보게 되고, 일본은 가까우니 큰 부담이 없다.
무엇보다 내가 일본이라는 국가를 좋아하고, 생활하기엔 일본이 가장 알맞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사안은 배제해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나는 일본이 면역, 항암 분야에서는 높은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부족하지 않은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반대로 나에게 가장 큰 단점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장되지 않은 100만원 이상 펀딩이다. 일본어 실력이 좋아서 문부과학성 장학생 제도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일본어도 모르고 당장 공부를 시작해서 시험을 치루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부모님에게 지원 받으면서까지 박사 과정을 할 순 없다.
현재 내 상황에서는 빠른 대학원 입학이 우선 목표이며, 펀딩은 입학해서도 도전해볼 수 있기에 모험을 해보고자 한다. (초기 6-12개월 정도는 그동안 모아둔 돈을 쓸 각오를 하고 있다.)
입학 후 여러 장학금에 지원해보고 어떻게든 견뎌봐야지... (혹시나 장학금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은 친절히 알려주시면 감사합니다~)
일본은 장기 저성장의 국가, 디플레이션의 상징, 저임금 국가, 줄어드는 연구비 라는 뉴스가 많이 들려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가진 장점이 있고 줄어드는 연구비가 한국보다는 여전히 많다. 더군다나 엄격했던 외국인 거주 자격이나, 취업 자격들이 저출산으로 인해 풀릴 계획에 있으므로 현지 취업을 목표로 하는 나는 당연히 일본행을 택한 것이다.
쉽게보면 절대적인 우위에 있는 국가보다, 한국 대비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음에 만족하고 일본을 택한 것일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합격한다면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현지 취업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일본 유학 도전을 선택하기까지 내적 갈등뿐만 아니라 주변의 잔소리도 이겨내야했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다. (물론, 응원해주시고 일본 유학의 긍정적인 면을 말씀해주신 분들도 다수 있어서 힘이 되었다.)
그치만 정해진 길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 선택에 대해 후회는 하지 않을 선택이라 믿는다.
일본행 도전이 결코 나의 실패나 부족함을 뜻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다. 부디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나아가는 나와 독자들이 되길 희망한다.
각자의 삶은 각자가 주도적으로 살자. 내 인생은 내꺼니까.
대학원 유학 희망 국가를 선택했으니 다음은 대학원 희망 전공과 테마 선택에 관한 내용을 적을 예정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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