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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의 추억을 남기는 대학원생
바이오&제약 이야기/[일본 유학]

일본 대학원 도전기(8). 추천서 준비-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나를 되돌아보게 되는 때

by Ki-ra 2023.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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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서는 영어로 Letter of recommendation 이다. 즉 누군가에게 나를 추천해 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추천서라는 것은 원래는 꽤나 무게감이 있는 문서라서 함부로 써주지 않는다. 추천인의 신용과 명예를 거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한국에서는 교수에게 추천서를 부탁하면 '너가 써오면 나는 서명만 해줄게' 정도로 가벼운 문서가 되어버린 경우가 있다. 장학금 추천서 정도라면 워낙 많은 학생들에게 써줘야 하니 그러려니 하지만, 대학원이나 취업에 필요하다면 인생이 걸린 일이니 추천인도 대상자를 위해 진심으로 써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추천서 문화가 발달하지 않아서 우리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좋게 써주면 되는 것 아닌가?'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외국(특히, 영미권)에서는 상당히 중요하다. 교수들도 형식적인 추천서를 원하는 것이 아니고 추천인의 진심이 담긴 추천서를 원한다.
 실제로 내가 재직 중인 회사에서 안식년을 보내시는 서울대학교 교수님이 한 분 계신데, 회식자리에서 그분에게 어떤 대학원생을 우선적으로 뽑는지 여쭤본 적이 있다. 그 교수님의 말씀은 주변의 교수가 추천해주는 학생을 가장 선호한다고 한다. 즉, 대학 교수가 추천하는 학생이라면 믿고 뽑을 것이라 했다. 그만큼 추천서와 레퍼런스 체크가 중요하다. (레퍼런스에 관한 내용은 나중에 다른 콘텐츠에서 다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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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컨택 시 추천서는 굉장한 무기가 된다 

대학원 입학에 있어 추천서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교수 컨택 시 보내는 추천서][입시 과정에서 학교에 공식적으로 제출하는 추천서]이다. 입시 과정에서 학교에 공식적으로 제출하는 추천서는 대부분 형식적이다. 그러나, 교수 컨택 시 같이 보낼 추천서는 굉장한 무기가 된다. 대신 그만큼 큰 신용, 책임과 지원자에 대한 자세한 판단이 요구된다.

 지원하는 학교, 학과에 따라 추천서가 필요하기도 하고, 필요 없는 경우도 있다. 또한, 추천서가 1장만 필요한 경우도 있고, 2장 이상 필요한 경우도 있다. 구체적으로 교수에게 1장, 직장 동료에게 1장 받아오라는 학과도 있었다. 자신이 지원하려는 학교 홈페이지에서 잘 확인하자.

 추천서 단계에서는 보통은 두 가지 어려움을 겪는데, 첫째; 누구에게 추천서를 부탁할 것인가?, 둘째; 과연 추천인이 추천서를 어떻게 써줄 것인가?이다.

 석사라면 지도 교수가 있을 테니 고민할 필요 없이 부탁하면 되겠다. 극단적인 케이스지만, 옆 연구실에는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하지 않는다고 추천서를 써주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ㅋㅋㅋ.
 학부생의 경우엔 평소 학과 교수님과 친분이 있거나 인사라도 잘하고 지낸 사이라면 그분께 부탁해 볼 수 있겠다. 또는 학교에서 임의로 지정해 준 지도 교수에게 부탁하면 흔쾌히 써주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일부 봤던 것은 '나는 너를 잘 알지 못하니 써줄 수 없다.', '왜 자교에 지원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냐? 써주기 싫다.' 등의 나쁜 케이스도 봤다. 일단 수업 외엔 평소에 큰 접점이 없던 학과 교수님께 부탁하는 것 자체가 심적으로 어렵다 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도전해야하니까 일단 용기 내서 메일을 작성해 보자. 교수님께 추천서 부탁 메일을 보낼 땐 자신이 누구인지 꼭 밝히고, 추천서가 필요한 이유, 대학원에서의 계획 또는 조금 더 먼 미래의 계획 등을 공손하게 전달하자. 이렇게 메일을 보내서 면담 약속을 잡는다면 교수와 잠깐의 대화를 나눈 후 추천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추천서는 추천인이 직접 대상 학교에 보내줘야 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지원자가 열람하지 않은 채로 보내는 경우도 있다.

 교수들은 내외부 일정으로 매우 바쁜 분들이라 시간을 내서 추천서를 써주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기도 하다. 귀찮거나 번거로워서 추천서를 써주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포기하지 말고, 써주는 교수가 있을 때까지 찾아서 연락해봐야 한다.

 동료 추천서가 필요한 경우엔 친한 대학원생이나 직장 동료에게 부탁하면 잘 적어줄 것이다.


추천서를 받아야 할 때가 오면 나를 되돌아보게 되더라 

어찌어찌 추천서를 받았다고 치자. 그 추천서 안에는 진심으로 나를 추천할만한 사람이라고 써져 있을까? 나는 추천서의 내용을 알 수 없으므로 불안할 것이다. 인터넷에서 읽은 경우 중에는 '나는 이 학생을 잘 알지 못하므로 추천서를 제대로 작성할 수 없음' 이라고 적어 놓은 것도 봤다 ㅋㅋ. 혹은, '내가 본 이 학생은 수업 시간에 주로 잠을 자고 집중하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임' 이렇게 적힌 경우도 있었다. 이런 추천서가 전달된다면 결과를 어찌 될지...

 개인적으로는 추천서에 좋은 말만 적혀있는 것도 신뢰가 안 간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장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솔직하게 지원자를 판단하는 추천서가 좋다고 본다. '이 사람은 A라는 장점이 있고, B라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장점을 발휘하여 훌륭한 연구를 할 수 있는 잠재력 있는 학생입니다.' 이런 식으로 적어주면 신뢰 높은 추천서일 것이다.

 추천서 내용도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없으므로 추천서를 잘 받기 위해서는 나의 평소 인간관계나 행실이 중요할 것이다. 그래서 추천서를 받아야 할 때가 오면 나를 되돌아보게 되더라.
 과연 나는 괜찮은 학생이었는가? 혹은 괜찮은 동료였는가? 이 사람과는 관계가 좋지 않았는데? 부탁할 사람이 없네, 좀 더 잘할걸... 등등 여러 생각이 든다. 요즘 MZ니 뭐니 해서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사는 삶도 있지만, 조직에서 이기적으로 살면 언제가 내가 필요할 때 되돌아온다. 평소에 평판 관리와 이미지 관리도 잘해두자.

 이번 편에서는 한국인에겐 익숙하지 않은 추천서에 대해서 설명해보았다. 추천서는 우리가 가볍게 생각해선 안되고, 의외로 파워풀한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추천서를 받아서 컨택 메일 보낼 때 같이 보내주자.

 다음 편은 연구계획서 작성에 대한 글을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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