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면담이 가장 좋지만, 여의치 않으면 온라인 면담으로 하자
이전 편에서 말했듯이 5 곳의 연구실에 컨택 메일을 보냈는데 그 중 한 곳에서 연구계획서를 보내줄 수 있겠나? 답변이 왔다. 나는 CV와 Cover letter만 보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연구계획서(일본 대학원 도전기(9-1))도 보냈다.
답변을 받았고 줌 미팅을 하자는 말에 굉장히 설렜다. 연구계획서를 보낸 다음에 교수님께서 줌 미팅이 가능한 날짜를 지정해주셨다.
인터넷에 보니 어떤 분은 교수 몇 명과 일본 현지에서 면담을 하려고 일주일 내에 몰아서 한 경우도 봤다. 교수가 그 열정에 지원자를 더 좋게 생각하겠지만, 나는 기회 비용을 고려하여 줌 미팅을 받아들였다. 온라인 면담은 비용적으로 장점이 있지만, 기술적 문제로 듣기와 말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나는 최대한 빠르게 면담을 보고 교수님의 의견과 답변을 듣고 싶었다. 그래서 가장 빠른 날짜로 약속을 잡았고, 내가 줌 미팅 링크를 보내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마지막으로, 혹시나 미팅에 내가 준비할 것이 있는지도 잊지 않고 물었다.
(pt 발표를 준비하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줌 미팅을 위해 유료 결제(PRO plan)를 하자
줌은 무료 버전의 경우엔 최대 40분 무료이다. 40분이 지나면 다시 미팅을 개설해야한다. 교수랑 면담하는데 시간이 길어졌다고 도중에 흐름을 끊는 난감한 상황을 마주하고 싶진 않을 것이다. 온라인 면담을 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지 몰라서 유료 결제를 해야했다. (https://explore.zoom.us/ko/products/meetings/)
월 요금제로 PRO plan은 22,370 원인데 구글 검색창에 「Zoom discount coupon」이라고 치면 쿠폰을 받아서 반값 이하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한 달 정도만 구매해서 사용하자.
줌 미팅 링크는 면담 당일 오전에 메일로 보냈다. 그리고 미팅 전에 방도 정리하고, 조명도 켰다. 미팅 전에 주변 사람에게 부탁해서 스피커와 마이크가 잘 작동하는지 꼭 확인하길 바란다. (전에 회사 면접을 줌으로 봤는데 마이크 설정이 잘못되어 있어서 완전 망한적이 있다). 그리고 나를 찍는 영상은 배경 블러 처리하여 나에게만 집중될 수 있게 했다. (사실은 방이 지저분해서...ㅋㅋ)
선명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이어폰 사용을 추천한다. 그리고 집에서 하는 온라인 면담이라도 복장은 현장 면담과 같이 깔끔하게 차려입자.
미팅 시작과 동시에 미친듯한 떨림. 진정성을 보이자.
예상과 다르게 온라인 미팅에는 연구실 교수님 두 분이 들어왔다. 나를 평가할 사람이 더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부담도 더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화면으로 본 두 교수님의 첫인상은 매우 인자해보였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나누고 교수님의 본격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내가 기억하는 질문을 몇 가지 적어본다.
- 왜 우리 연구실에 오고 싶어하는가?
- 석사 때 했던 연구를 간단하게 소개해줄 수 있겠나?
- 간략한 연구 소개 이후 연구와 관련된 질문들 5-6 개 (이런 과학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 박사 유학을 일본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왜 연구 계획서에 적힌 연구를 하고 싶은가?
- 연구 계획서에 적힌 내용에 관한 질문 5-6 개
- 졸업 후에 무엇을 하고 싶나?
- 지금 재직 중인 회사에서는 어떤 연구를 하는가?
- 일본어는 어느 정도 가능한가?
- 나에게 묻고 싶은 것은 있는가?
질의응답 시간은 40분 정도 걸렸다. 다른 것들이야 내가 유학을 위해 생각해왔던 일반적 질문이라서 대답하기 어렵진 않았지만, 석사 연구에 대한 소개 이후에 이어진 과학적 질문들은 몇 가지 대답하지 못 했다.
분명 예상 질문 범위에 있어서 면담 준비를 할 때 다시 나의 석사 졸업 논문도 읽어보고 예상 질문에 대한 답도 찾았지만, 역시 모든 것을 다 대비할 순 없기에 쉽지 않다. 떨려서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ㅋㅋㅋ.
더 큰 난관은 연구계획서에 관한 질문들이다.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연구계획서를 작성했다던가, 부풀려 작성했다던가 하면 면담에서 분명히 들통난다. 교수가 발표한 논문도 제대로 읽지 않는다면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몇 개 없을 것이다. 연구를 하고 싶은 명확한 이유, 연구 관련한 기초지식, 연구 방식과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모르는 질문이면 포장하지 말고 당당하게 모르겠다고 답하는 것이 낫다. 틀리는 건 괜찮지만, 속이는 건 안된다.
이 부분에서는 석사 지원자와 박사 지원자의 차이가 있기는 하다. 아무래도 박사 지원자들에게는 연구적으로 더 깊은 질문들이 들어온다. 석사 지원자들의 경우엔 겪어보지 않아서 경험을 말해주기 어렵겠지만, 공통적으로 1, 4, 5, 6, 7 번 질문은 대부분 받게 될 것이다.
많은 지원자 중에서 나를 각인시키는 법
위 과정까지는 모든 지원자들이 겪는 일반적인 면담 과정이다. 그러나 정말 창의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이상, 교수에게 인상적인 지원자로 남기는 힘들 것이다.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나만의 방법으로 나를 어필하려고 노력한 것이 있다.
따로 pt 자료를 준비하라는 말은 없었지만, 교수가 추가 질문 있냐는 말에 추가 질문대신 추가적으로 보여 줄 것이 있는데 괜찮을지 물었다. 교수는 OK 했고, 나는 ppt를 열었다. (온라인 미팅의 장점은 컴퓨터로 여러 자료를 쉽게 보여줄 수 있다)
ppt에는 내가 교수에 대해서 알아 본 내용, 교수의 어떤 논문을 읽었고, 교수의 최근 연구 방향에 대한 이해를 설명했다. 이 분야 연구를 이용한 약물의 임상 시험 현황과 시장의 크기(연구 활성도)도 시각 자료로 제시하였다.
또한, 연구 주제 선정 이유에 대해 통계 자료를 활용했다. '통계자료를 보면 *** 부분의 연구는 활발한데, 비슷한 역할을 하는 ***은 연구할 여지가 많이 남아있어 보인다. 그래서 이쪽 연구 주제를 공부해서 더 발전시키고 싶고, 약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을 했다.
내가 이렇게 한 이유는 나는 연구 관련하여 follow-up을 지속적으로 하며, 관심을 계속 두고 있었다는 것을 교수에게 어필하기 위함이었다.
발표가 끝나고 교수는 어떻게 나도 몰랐던 정보를 가져왔냐며 출처도 물었고, 상당히 주의 깊게 들어주었다. 이렇게 나만의 방식으로 교수에게 나를 각인시켰다. (실제로 잘 먹혔는지는 모르겟다만 ㅋㅋ)
여기서 핵심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말로만 설명하는 것보다 시각 자료를 활용해서 설명하면 더 돋보인다는 것이다.
면담은 교수가 나를 평가하는 자리만은 아니고 나도 교수를 평가할 수 있는 기회이다
면담 끝 무렵에 교수가 나에게 '우리 연구실에서는 미팅 때 영어로 소통하긴 하지만, 일본인 연구원들과의 소통에 있어서 일본어를 배우는 것이 좋다' 라고 조언해주었다.
면담이라는 것은 일방적으로 교수가 지원자를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다. 면담 후에 느낌이 좋지 않다거나,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본인도 그 연구실을 거를 수 있어야 한다. 지원자도 교수를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나는 좋은 느낌을 받았고, 면담 마지막에 '일본에 직접 찾아가서 연구실을 보고 싶다'고 제안 드렸다. 교수는 조금 놀라며 '니가 시간되면 언제든지 환영이다'는 긍정적 답변을 주었다.
오랜 기간 해외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연구실 환경은 어떤지, 구성원들은 어떤지 이런 것들을 따져보고 싶었다.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하고 확신이 있어야 했기에 비용을 쓰더라도 직접 방문은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과감히 교수에게 방문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렇게 한 시간 가량의 면담이 끝났고, 긴장이 확 풀려버렸다. 두근거리던 가슴도 진정되며 그 동안 준비한 것들을 쏟아부었기에 후련했다.
교수와의 면담은 한 번에 끝난다는 보장이 없다. 어떤 교수는 두 번, 세 번 면담을 하고 결정하기도 한다. 나는 운이 좋게 한 번에 끝나서 다행이다.
다음은 직접 일본의 연구실에 방문한 이야기를 적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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